[서경호의 직격 인터뷰] 40년 적폐의 성장통 … 그래도 프랜차이즈는 살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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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략홍보팀 작성일2017-07-14 조회2,1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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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호의 직격 인터뷰] 40년 적폐의 성장통 …
 그래도 프랜차이즈는 살려 달라

[출처: 중앙일보] [서경호의 직격 인터뷰] 40년 적폐의 성장통…그래도 프랜차이즈는 살려 달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프랜차이즈 업계는 요즘 날 선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대표의 일탈부터 거대 브랜드를 거느린 가맹본부의 ‘갑질’까지 도마에 올랐다. 40년 역사의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업계 내부에선 갈수록 거칠어지는 여론의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올 초부터 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기영(54) 회장과 마주 앉았다. 중소기업인 한국짐보리 ㈜짐월드 대표이기도 한 그는 민감한 시기에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고심 끝에 그는 결국 ‘협회 회장’ 자격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따가운 여론과 이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협회 회원사들 사이에서 박 회장은 고민이 많았다. 협회 차원의 윤리경영 실천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변화 원하는 비판 겸허히 수용
논란 일으킨 회원사 두 곳 제재
진일보 위한 ‘사랑의 매’ 됐으면


가맹 브랜드 5273개나 되지만
셋 중 하나는 점포 한 곳도 없어
‘먹튀’ 막으려면 진입장벽 필요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표준화
가맹본부의 지도·감독은 필요
업의 특성 감안 균형 있는 비판을

질의 :왜 이렇게 됐나.
응답 :“40년 전 한국에 프랜차이즈 산업
11일 서울 서초동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만난 박기영 회장은 “요즘 우리 업계 분위기는 엄숙하고 절박하다”며 “이번 기회에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을 윤리경영·정도경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터진 일련의 사건 탓에 그간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그는 링거를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인터뷰에 임했다. [김춘식 기자]

11일 서울 서초동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만난 박기영 회장은 “요즘 우리 업계 분위기는 엄숙하고 절박하다”며 “이번 기회에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을 윤리경영·정도경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터진 일련의 사건 탓에 그간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그는 링거를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인터뷰에 임했다. [김춘식 기자]

이 시작될 때는 관련 법과 제도가 없었다. 법령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 데다 전문지식도 모자랐다. 죄가 되는 줄도 모르고 관행적으로 사업을 하다가 쌓인 적폐(積弊)가 이번에 한꺼번에 터져 나온 측면이 있다. 가족에게 인테리어 사업 등 이권을 챙겨 주는 방식으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그대로 답습하는 도덕적 해이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한 ‘성장통(痛)’으로 봐 줬으면 한다.”
 
질의 :논란이 된 가맹본부를 제재했던데.
응답 :“회장 취임 후 대형 이슈가 잇따라 터졌다. 힘들었다. 지난달 협회 이사회를 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미스터피자’와 ‘호식이두마리치킨’ 2개 회원사에 대해 제명과 자진사퇴 등의 형식으로 협회에서 탈퇴시켰다.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우리 업계가 진일보하기 위한 ‘사랑의 매’가 됐으면 한다. 어찌 보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다.”
 
질의 :문제가 된 회원사를 탈퇴시킨 게 실효적인 제재인가. 협회 자체가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들의 친목단체 성격이 강하다. 회원사가 아니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나. 결국 협회가 갹출하는 회비만 줄어든 것 같다(협회는 주요 프랜차이즈 회사의 대표인 다수의 수석부회장과 이사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을 하고 있지만 대기업인 편의점 회사들은 별도의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속해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대표인 더본코리아는 새마을식당·홍콩반점·빽다방·한신포차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2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지만 협회에 가입돼 있지 않다).
응답 :“회원사 입장에서 아픈 제재가 못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변화를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 윤리경영 실천선언문에 ‘신뢰의 가치로 성장을 나누며 윤리경영과 정도(正道)경영을 실천한다’는 표현을 썼다. ‘신뢰의 가치로 성장을 나누다’는 우리 협회의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하다. 회원사들에도 이번 기회에 변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골프 행사도 다 없애기로 했다.”
 
질의 :골프와 정도경영이 무슨 상관이 있나.
응답 :“협회 차원에서 골프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회원사 대표들이 개별적으로 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프랜차이즈 회사 대표는 개개인이 ‘걸어 다니는 회사의 브랜드’라고 회원사들에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최고경영자(CEO)의 사생활부터 인격까지 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박 회장은 “한국 프랜차이즈는 5000개가 넘는다”며 “브랜드 숫자로는 단연 세계 1위”라고 시니컬하게 말했다. 실제로 12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273개, 가맹점 수는 21만8997개에 달한다. 외형만 보면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산업이 만개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질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왜 이리 많나.
응답 :“인구가 1억 명은 돼야 단일 브랜드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된다고 보통 얘기한다. 우리는 인구가 그 절반밖에 안 된다. 거기에다 ‘좀 뜬다’ 싶으면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을 너도나도 베껴서 출시한다. 한국인이 얼마나 극성인가. 이러니 ‘미투 브랜드’가 넘쳐나는 것이다. 반짝 유행하다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브랜드가 한둘인가. 경쟁은 극심하고 수익성은 떨어지니 가맹본부 입장에서 브랜드 하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본사 입장에서도 제2, 제3의 브랜드를 계속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질의 :‘부동산 떴다방’처럼 가맹비만 챙기고 문 닫는 ‘먹튀’ 브랜드가 많다.
응답 :“협회의 걱정거리다. 브랜드가 5000개가 넘는다지만 셋 중 하나는 가맹점이 하나도 없는 브랜드다. 전체의 31%인 1630개 브랜드는 가맹거래사업체로 등록만 해 뒀을 뿐 직영점조차 하나도 없는 곳이다. 가맹점이 없는데 프랜차이즈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아예 통계 수치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일부는 프랜차이즈의 기본인 가맹점 관리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한 부실 가맹본부다. 이런 브랜드가 업계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질의 :대책은 없나.
응답 :“먹튀 가맹본부 같은 기획 프랜차이즈의 시장 진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인증제를 도입하거나 1년 이상 1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브랜드만 가맹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와 중국에서도 가맹본부가 최소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해야 2개 이상의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있다.”
 
질의 :미국이나 일본 프랜차이즈는 매출 총이익의 일정 비율을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로열티 제도가 보편적이다. 반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대신 식자재 공급마진이나 물류비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응답 :“앞으로는 물류비로 수익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물류가 투명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거다. 가맹본부가 가맹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 투명하게 물류비를 공개하고 이를 낮추는 대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나아가 정부가 나서 로열티 제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본사의 수익구조를 로열티 중심으로 투명하게 바꾸는 게 맞는 방향이다.”
 
올해 개봉된 ‘파운더(The Founder·창업주)’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인 맥도날드의 창업 스토리를 다룬 영화다. 한물간 샐러리맨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 분)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햄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해 작은 가게를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과정을 그렸다.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크록은 가맹점을 찾았다가 “우리 햄버거엔 피클이 2개라고! 왜 3개가 들어갔냐고!”라고 화를 내며 햄버거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요즘 한국 분위기에선 대번 ‘갑질’ 논란에 휩싸일 법한 행동이다.
 
질의 :영화 ‘파운더’에 맥도날드 창업주가 제품의 표준화를 위해 가맹점주를 다그치는 장면이 나온다.
응답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같은 외식 브랜드라면 서울 가맹점이든 지방 가맹점이든 동일한 맛을 내야 한다. 그런 믿음 자체가 중요하다. 프랜차이즈는 한마디로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비즈니스다. 성공한 한식 브랜드를 봐라. 복잡미묘하다는 한식의 맛과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고 가맹점 운영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가맹점의 제품과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맹점에 대한 가맹본부의 지도·감독(supervising)이 필수적이다. 가맹점주들 간에도 역량 차이는 분명히 있다. 가맹본부가 매출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가맹점주의 문제를 지적하고 독려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갑질 논란’ 때문에 앞으로 이게 어려워질 수 있다. 가맹점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가맹점이 가맹 본사의 경영에까지 간섭한다는 불만도 분명 있다. 가맹본부의 지도·감독 기능이 떨어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다.”
 
질의 :가맹점에 시중가보다 비싸게 치즈를 강매하는 ‘치즈 통행세’도 문제가 됐다.
응답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치즈가 피자 맛을 가르는 경쟁 포인트라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해야 하는 필수물품으로 정할 수 있다. 수백 가지 치즈 중 어떤 치즈를 써야 브랜드가 원하는 맛이 나올 수 있는지도 프랜차이즈의 노하우다. 통행세로 논란이 된 기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프랜차이즈도 많다. 김가네·크린토피아·채선당처럼 가맹점과 아무런 잡음 없이 사업하는 브랜드도 많다는 점은 알아 달라.”
 
질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응답 :“프랜차이즈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높다. 휴·폐업률도 일반 창업보다 낮다. 가맹본부의 대부분(94%)은 매출액 200억원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다. 산업 자체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얘기다. 여전히 규제보다는 진흥이 필요한 산업이다. 잘못된 것은 계속 지적해 달라. 하지만 프랜차이즈라는 업의 특성은 지켜 낼 수 있도록 균형 있는 비판을 해 줬으면 한다.” 

 
박기영 회장은 …

 
영유아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짐보리를 한국에 도입했다. 짐보리는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한국을 포함,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리더다.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그는 짐보리 한국 사업권을 거머쥐고 92년 한국에 한국짐보리 ㈜짐월드를 세워 대표이사가 됐다. 현재 장난감과 유아용품, 놀이기구를 제조·판매하는 중소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조립형 자석놀이기구를 만드는 미국 맥포머스의 한국 판권을 얻어 제품을 수입하다가 2010년 아예 맥포머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822억원, 종업원 105명이다. 올해 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6대 회장에 취임했다. 외식 기업이 아닌 회사 대표가 협회 회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출처: 중앙일보] [서경호의 직격 인터뷰] 40년 적폐의 성장통 … 그래도 프랜차이즈는 살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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